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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리 개인전 <대단한가>

전시장소 갤러리 보나르 전시기간 2023년 5월11일 ~ 2023년 5월20일 전시작가

 

조해리 개인전


전시기간: 2023. 05.11 - 05.20 (11:00-19:00, 2013:00까지)

전시장소: 갤러리 보나르 (경기도 하남시 미사강변한강로158번길 91, 1)

  전시제목: 대단한가 / The songs by wind instruments 

  전시자 정보: 조해리 / Haeree Cho / 趙海利 / haley518@naver.com

www.instagram.com/haeree.cho/ 

blog.naver.com/haley518

 

학력

2019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미술학과 동양화전공 박사

2010 Chelsea College of Art and Design (UAL, U.K.) MA Fine Art 석사

2009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학사

 

주요 전시

14회의 개인전 / 한국, 영국, 중국, 일본, 프랑스 등에서 74회의 단체전

2022 개인전 《다채로운 시간》, 아트스페이스퀄리아, 서울, 한국 [기획 초대전]

2021 개인전 《행복한가(幸福限歌), 갤러리 도스, 서울, 한국 [기획 초대전]

2017 개인전 《연향악채보(宴享樂彩譜): 유초신곡(柳初新曲) 상령산(上靈山) [유중문화재단 신진작가지원전시], 유중아트센터, 서울, 한국

2012 개인전 《조율연회도(眺律宴會圖), 가나아트스페이스, 서울, 한국

 

주요 아트콜라보

2017 평창 올림픽 성황봉송 기념 ‘코카-콜라한정판 패키지 디자인에 활용: 작품 코카콜라 성화봉송도 (Coca-Cola 聖火奉送), 2017년작, 한국 코카-콜라().

2016 ‘코카-콜라한정판 패키지 디자인에 활용: 작품 「코카콜라 주야연회도 (Coca-Cola 晝夜宴會圖), 2012년작」, 한국 코카-콜라().


주요 수상

2022 13회 겸재정선미술관 겸재 내일의 작가 최우수상 수상, 서울강서문화원

2008 6 겸재진경미술대전 최우수상 수상, 겸재정선미술관

 

현직

서울예술고등학교 출강. 서울대학교, 고려대학교 강사역임.

한국화회, 이원전, 동서미술문화학회, 한국화여성작가회 회원. 한국옻칠협회 이사. 오픈갤러리, 엘디프 소속작가.

 

 

 

전시서문

 

-   예술의 공감각

 

예술은 표현과 감상하는 신체부위에 따라 시각예술, 청각예술, 행위예술로 구분할 있다. 이러한 구분은 어떻게 보면 예술을 감상하는 데에 있어 의미를 가질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어쨌든 구분이 필요할 용이하기는 하다. 그런데 사실은 모든 예술이 어느 감각만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감각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것을 우리는 공감각이라 한다.

 

그림을 감상할 , 어떤 조형요소를 접하면서 시원하다거나, 시큼한 맛을 느낀다거나, 바람소리가 느껴진다거나 등등 시각적 요소 외의 감각을 동반하는 것을 경험해 적이 있을 것이다. 음악도 마찬가지이다. 음악을 들으며, 새가 날아다닌다든가, 천둥번개가 몰려오는 하늘이라든가 여러 이미지가 동시에 떠오르는 경우도 있다.

 

동양화를 전공한 조해리 작가의 경우, 종묘제례악 해금 무형문화제이자 음대 교수님이신 부친(조운조)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국악을 자연스럽게 접하였고, 간혹 본인의 전시와 부친의 연주를 협업으로 발표하는 기회를 갖곤 하였다. 조해리 작가에게 전통음악은 들이 마시는 공기와 같았다. 이러한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소리를 시각 이미지로 치환하고자 하는 호기심으로 이어졌고, 꾸준히 실험의 결과를 작품으로 발표하여 왔다.

 

 

-   곧고 맑은 대나무

 

전통 문인화인 사군자 중에서 대나무는 유일하게 소리와 연결되는 소재이다. 대나무는 바람결에 흔들리며 과하지도 소심하지도 않은 소리를 낸다. 그 소리는 맑고 청아하면서도 폭포가 쏟아지듯 거대한 양의 소리를 낸다. 또한 대나무는 그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악기로 제작되기도 한다. 대나무로 제작된 악기가 내는 소리는 대나무 자체가 내는 소리와 전혀 무관하지 않다. 전통악기 중 특히 대금 소리에 매료된 조해리 작가는 세종 때 궁중음악을 위해 제작된 우리의 전통악보인 정간보의 시각적인 아름다움도 작품 안으로 끌어들이며 대나무가 들려주는 풍성한 음율과 맑은 소리를 시각적으로 표현한다.

 

정간보는 현대국악에서 여전히 활용되는 전통 악보로서 우물 정(井)의 형태를 기본으로 하여 여러 음율과 장단, 강약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하였다. 조해리 작가는 그 악보의 시각적 형태가 현대적 추상성을 지니고 있음을 간파하고 여러 음색을 조형적 요소로 각색하여 또 하나의 시각적인 예술로 표현하였다. 그가 각색한 시각적 악보는 이렇게 더욱 풍성한 감각으로 채워져 있다. 전통적인 방식의 예술과 전통의 현대화라는 실험적 편린을 다양하게 지속하면서 그는 작품 안에 그것들을 재배치하고 새롭게 해석하면서 전통과 현대, 시각과 청각이라는 어찌 보면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요소들을 조화시켜 본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표현한다.

 

 

-   대단한가

 

전통 한국화에 충실하면서도 번외의 여러 실험들을 통해 얻은 결과물들을 화면에 조화시킨 그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서화를 통해 정신적인 고양을 얻고자 했던 선비의 높은 뜻과 대금 연주에서 느끼게 되는 정갈한 평화로움, 전통과 현대의 시각요소들이 어울리면서 자아내는 표현의 적확성과 풍성함에 묘하게 빠져들게 된다.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있고, 평화로우면서도 강렬한, 그러면서도 과하지 않고 모든 것이 마치 있을 자리에 있다는 조화로운 그의 표현은 절묘하게 완벽해 보인다.

 

조해리 작가가 작가노트에 적은, “대단한가?”, “대나무처럼 단단한가?”라는 질문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대나무의 정신, 대나무의 맑고 부드러우면서도 거대한 소리, 자신에게 반향되어 돌아오는 성찰, 어느 바라보면 쑥쑥 자라나는 대나무처럼 작가는 모습을 존경하고 사랑하며 닮고자 한다는 것이 느껴진다.

 

갤러리보나르 대표             

 

[작가노트]

대단한가

조해리

대단한가?

대나무처럼 단단한가?

무엇이 대단한가 노래()하는 건가?

대나무는 동양문화에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온 식물로, 이에 관한 수많은 시서화가 전해진다. 현시대 동양화 전공자가 대나무를 그린다는 것은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대나무를 그렸다. 대나무에서 들리는 소리와 그 소리가 만들어내는 상상의 풍경을 그려내고 싶었다.

내가 생각하는 바람 섞인 대나무 소리에 가장 가까운 곡은 요천순일(堯天舜日)’이라는 아명을 가진 청성자진한잎이라는 곡이다. 대금에 붙어있는 갈대의 청울림 소리가 일품인 이 곡을 다섯가지 색을 통해 눈으로 보여주고자 하였다. 대나무가 가득한 대숲, 한 공간에 피어 있는 매난국죽, 연회가 열린 궁궐 등의 풍경을 통해 소리의 감상을 조형화 하였다. 함께 대나무를 보고 들으면서 그 감동을 공유하고 싶다.

 

 

 

 

[전시감상문]

 

노지현

찬찬히 보면 들리는 바람 소리의 감동

 

글을 쓰는 사람이든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든 창작을 하는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관찰력이다. 주의하고 봐야 하며, 면밀히 봐야 한다. 똑같은 대상을 보지만, 남들이 보지 못하는 걸 봐야 한다. 동양화 구도론에도 보보이(步步移, 걸으면서 이동하며 관찰한다), 면면간(面面看, 모든 면을 관찰한다)과 같은 용어로 좋은 산수화를 그리기 위해 관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대단한가”는 영어제목 ‘The songs of wind instruments’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 전통 관악기 곡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개인전이다. 조해리 작가는한국 전통 관악기 곡이라는 대상을 고민하고 관찰하여 시각적으로 창작했다. 금번 개인전의 작품들은 세가지 고민에 대한 대답으로 느껴진다.

 

1. 음악을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가?

회화는 대표적인 공간예술이며 음악은 대표적인 시간예술이다. 음악에서의 시간은 리듬을 통해 형성된다. 리듬과 소리의 높낮이가 결합해 멜로디를 만들고, 겹겹이 쌓아 올린 멜로디의 조화를 통해 관객에게 청각적인 감동을 안겨준다. 작가의 작품 속에서의 시간은 정간보(井間譜, 한국전통악보)에서 차용한 한 박을 나타내는 네모 모양의 정간을 통해 만들어진다. 그리고 정간 속의 색을 통해 높낮이를 표현하고, 정간의 면적과 위치, 배열을 통해 시각적 음악 효과를 이끌어 낸다. 연주자는 악보를 읽으며 곡을 연주한다. 관객은 작가의 작품을 읽으며 시각적 음악을 연주할 수 있다.

 

2. 한국전통 관악기의 음색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한국 전통 관악기의 음색을 표현하기 위해 작가는 사군자 중 하나인 대나무를 활용하고 있다. 화면에 떠 있는 대나무 잎은 관악기가 만들어 내는 바람소리를 상징한다. 댓잎의 방향, 농담, 배치 모두가 한국전통 관악기의 소리를 떠올린다. 송나라 문인 사첩산(謝疊山)은 소동파(蘇東坡)의 대나무를 보고 있으면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고, 겨울에는 눈보라 치는 바람소리가 들린다고 표현했다. 김영하는 소설아랑은 왜에서북이나 종처럼 큰 소리를 울려 대지도 않고, 고목처럼 거대하지는 않으나, 대나무들은 바람이 불때마다 끊임없이 말한다라는 문장을 통해 대나무 숲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신비함을 표현했다. 관객의 눈은 작가가 그린 대나무들을 보지만, 관객의 마음엔 대나무 숲이 만들어 내는 바람 소리, 대나무로 된 악기가 만들어내는 소리, 대나무 숲 속에서 연주자가 만드는 관악기 소리가 떠오를 것이다.

 

3. 전통이란 진부한 것인가?

작가는 한국전통음악을 한국전통회화를 통해 표현하며 한국전통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사람들은 전통을 단어만으로도 진부한 것이라 지레짐작한다. 한국전통과 대나무라는 키워드만 들어도 머리속에 사군자 대나무가 가득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 오래 살아남은 전통은 처음부터 나름의 방식으로 새로웠다. 전통은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다. 당대의 진부함과 싸우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 낡거나 진부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전통으로 남아 내려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려온 대나무지만 아무나 그릴 수 없는 대나무들이 살아남았다. 작가도 현재의 전통에 대한 진부함과 싸우고 있다.

 

 

창작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관찰력이다. 조해리 작가는 한국전통 관악기 곡을 관찰했고, 관찰의 결과를 전통적인 방식으로 화면에 옮겼다. 정간을 통해 음악을 화면에 담았고, 대나무를 통해 관악기의 음색을 화면에 쌓았다. 특히 대금 독주곡을 시각화한 작품인청성자진한잎은 바람 섞인 대나무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관람객에게 가장 필요한 것도 관찰력이다. 작가는 관람객이 연주가가 되어 한 획 한 획 관찰해 주길 바랄 것이다. 시작과 끝이 존재하는 음악을 듣듯이 시간을 들여 한 획 한 획 겹겹이 쌓아 올린 작품을 찬찬히 본다면 작가가 경험한 전통 관악기 곡의 감동을 전해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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